30대에 결혼해 처음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은 ‘시간’이라는 변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난소 예비력 검사를 통해 생식력을 데이터로 확인하고, 활성형 엽산으로 태아와 착상 환경을 보호하며, 파트너와 함께 생활습관을 조율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가임력 검사, 난소 건강을 수치로 읽다
가임력 검사는 임신 준비 로드맵의 첫 단추다. 핵심 지표는 혈중 AMH, 기초 FSH·LH, AFC(초음파 난포 수), 갑상선 호르몬, 프로락틴 다섯 가지다. AMH(난소 예비력)는 1.5~3.0 ng/mL가 정상 범주로, 1.0 이하라면 6개월 안에 적극적인 임신 시도나 난자 보존을 검토한다. FSH는 10 mIU/mL 미만, LH·FSH 비가 1.5 이하가 이상적이고, AFC는 월경 2~5일째 난소당 6~10개면 정상군이다. 검사는 오전 8~10시에 채혈해야 호르몬 변동이 최소화된다. 검사 전날 10시 이후 금식·카페인·알코올 제한이 필수이며, 피임약·배란유도제·스테로이드는 최소 1개월 중단해야 오차가 줄어든다. 결과 해석은 단일 수치보다 ‘패턴’이 중요하다. 예컨대 AMH 0.9라도 AFC가 8개면 자연 임신을 6개월 시도해 볼 수 있고, 반대로 AMH 2.0이라도 FSH가 12를 넘어가면 배란 장애 가능성이 커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30대 초반(30~33세)은 1년에 한 번, 34~37세는 6개월, 38세 이후는 3개월 간격 추적을 권장한다. 검사 비용은 호르몬 패널 6만~10만 원, 초음파 3만~5만 원 선이고, 일부 난임 전문병원은 패키지(12만~15만 원)에 생활습관 코칭을 포함한다. 데이터를 확보하면 IVF‧IUI 등 보조생식술 계획을 세울 때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AMH·AFC 경향치와 월경주기를 그래프화해 두면, 의사와 상담 시 맞춤 전략을 짜기가 수월하다.
엽산, 뇌·신경 결손 예방을 넘어 착상 성공률까지
엽산은 태아 신경관 결손(NTD)을 예방하는 대표적 비타민이지만, 세포 분열과 DNA 메틸화 과정에도 관여해 착상 성공률과 유산율에 직결된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는 임신 3개월 전부터 400 μg, 당뇨‧간질 치료 중‧비만(BMI 30 이상) 고위험군은 800 μg 섭취를 권고한다. 현실 식단으로 400 μg을 채우려면 생시금치 200 g＋완두콩 80 g＋아보카도 1개＋통밀빵 3장을 매일 섭취해야 하므로 보충제가 필수다. 보충제를 고를 때는 활성형 5-MTHF(Quatrefolic® 등) 표시를 확인한다. 일반 합성 엽산은 MTHFR 유전자 변이가 있을 때 대사·흡수가 떨어질 수 있으나, 5-MTHF는 우회 대사로 바로 사용된다. 공복 흡수가 최적이나 메스꺼움이 있으면 아침 식후 섭취하고, 비타민 C 100 mg을 함께 복용하면 산화 손실을 줄인다. 카페인 200 mg, 알코올, 흡연은 혈중 엽산 농도를 최대 15 % 감소시키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엽산과 함께 비타민 B12‧B6를 균형 섭취하면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낮아져 자궁내막 혈류가 개선된다. 국내 120명 대상 연구에서도 5-MTHF 800 μg 복용군의 12주 임신률이 일반 엽산군보다 1.3배 높았다. 제품은 개봉 후 60일 내 섭취하고, 욕실·주방 등 습기 많은 곳은 피한다.
임신 준비, 생활 루틴과 파트너 관리까지
임신은 여성 혼자만의 과제가 아니다. 난자 질과 정자 질을 동시에 최적화해야 수정 후 배아 발달이 안정된다. 여성은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유산소, 주 2회 근력운동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배란환경을 개선한다. 체지방률이 33 % 이상이면 LH·FSH 불균형이 생겨 배란 실패 확률이 높아지므로 28 % 이하를 목표로 12주간 5 % 감량을 진행한다. 수면은 멜라토닌·프로락틴 분비에 직결되니 23시 이전 취침, 7시간 이상 확보가 필수다. 남성 파트너는 90일간 정자 형성 주기를 고려해 사우나·히트시트·노트북 무릎 사용을 제한하고, 아연 15 mg·셀레늄 100 μg·코엔자임Q10 100 mg을 보충한다. 배란 예측은 기초체온＋LH 배란 테스트기를 병행한다. 기상 직후 혀 밑에 체온계를 5분간 두고 0.2 ℃ 상승‧변동폭 감소를 확인하면 배란 후로 간주한다. 배란 전 5일간 2일 1회 관계가 착상률 최고점을 찍는다. 코르티솔이 상승하면 황체기 길이가 짧아져 착상 환경이 불안정해지므로, 4-7-8 호흡·요가·명상을 주 3세션 이상 실행해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프로바이오틱스(락토바실러스 10억 CFU 이상)를 복용하면 질내 pH가 정상화돼 정자 이동성이 개선되는 데이터도 있다. 마지막으로, 케겔 운동을 하루 3세트 실시하면 분만·산후 회복뿐 아니라 성교통 감소·혈류 개선으로 임신 준비 전반에 긍정적이다.
30대 초혼 여성이 임신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측정→보완→실행’ 3단계를 반복해야 한다. 가임력 검사를 통해 난소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활성형 엽산으로 태아 신경과 착상 환경을 보호하며, 커플이 함께 생활 루틴을 개선하면 12개월 내 자연 임신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오늘 병원에 AMH 검사를 예약하고, 5-MTHF 엽산을 구입하며, 기초체온계를 침대 머리맡에 두는 작은 실천으로 임신 여정을 시작해 보자.